사실 이야기부터 하겠습니다. 라디오스타 재방송을 보던 중이었습니다. 변진섭이 나왔는데 그의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귀 기울이며 그의 연애담을 들었습니다. 몇 달 사귀다가(지금의 아내가 된 사람과) 나이 서른이 되어 결혼을 전제로 해야 한다는 생각에 어느 날 데이트 끝에 이런 말을 했답니다. "날 사랑하지 않는다면 관계를 끊는 게 좋겠어.' 결혼에 대한 전후 맥락을 말했다는 건 없었습니다. 그러자 그 여자는 알았다고 하고 바로 뒤도 보지 않고 떠나버렸답니다. 깜짝 놀라 전화통화 하자는 삐삐를 음성녹음으로 보냈는데 때마침 차에서 앤머레이의 'You needed me'가 흘러 나와 음성녹음의 깔맟춤 배경음악이 되었답니다.
첫째 나쁜 사람이잖아요. 결혼을 전제로 만날 나이니 연애만 할 생각이면 고민해보자고 해야 할 말을 '네가 날 사랑하지 않으면 그만 만나자'고 이야기 한 건 거의 폭력입니다. 그의 말로 '아주 잘 해주었다'고 하는데 밥값 지가 내고 선물 사주었다는 뜻으로 들렸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둘 관계를 쥐고 있다는 생각으로 사랑을 요구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다음 날 전화가 와서 잘못했다고 했다는데 그 여자 참으로 돈이 필요한 사람이지 않았나 생각했습니다. 자존심과 교환.
또 하나는 딱 상황에 맞다고 생각한 그 노래가 문제입니다.
1절 가사입니다. 여기서 'You'는 'YOU'로 써야 합니다. 그는 'GOD'이기 때문입니다. 나도 학창 시절 새랑노래인 줄 알고 많이 따라 불렀는데 한참 뒤 어느 날 노래를 부르다가 가사가 이상하단 생각이 들어서 가사를 텍스트로 읽어 보았습니다. 신을 향한 고백이었습니다.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 할 수 있지만 진행자 넷에 손님 그 빼고도 셋, 제작진까지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는 게 참 나. 재방송을 보았으니 시청자들도 아무 지적이 없었던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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