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걸음으로 가자고 한 것이 운동권의 공식 방향이었습니다. 난 그 말이 싫었고 그 방향은 맞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매년 새해 시작하면서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가 만들어지고 그 방안으로 조합원의 확대를 외칠 때 나만 혼자 기존 조합원들의 교육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현재 가입한 조합원들의 의식화가 먼저라는 것이었지요. 왜 교사협의회가 아닌 노동조합이어야 하는지, 노동조합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조합원의 대다수가 모르는 상태였거든요. 지금도 여전히 전교조는 그 힘든 시기를 거쳐 오면서도 조합원들은 왜 조직의 형태가 극심한 피해를 부르는 '노동조합'이어야 하는지 모릅니다. 여전히 위에서 시키는 대로 구체적인 행동, 주로 서명과 대회 참석만 할 뿐입니다.
난 두 입장의 차이가 무엇이었는지 명확히 실감나게 무엇이었는지 몰랐는데 최근에 알게 되었습니다. 군내리 사는 아이들이 여자 아이들만 세 명입니다. 8년째 붙어다닙니다. 걸음걸이가 빠르면 발 뒤꿈치는 거의 땅에 닿지 않고, 느린 사람들은 뒤꿈치를 온전하게 딛습니다. 발 앞끝은 八자로 벌어지고 손은 휘적거립니다. 이 아이들이 그렇습니다. '영감님 삼총사'라고 부르며 걷는 습관을 고치라고 하는데 집에서 할 일이 없고 배구를 좋아하니 아침에 일찍 나와서 하라고 했습니다. 이 아이들을 보면서 위의 굼금증이 풀렸습니다. 셋이 함께 등교하기 때문에 동네에서 함께 모여 출발하는 시간은 제을 늦게 집에서 나온 아이의 시간에 맞추어 지는 것입니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은 이렇게 가장 생각이 까치지 않은 사람의 동조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애초에 변화를 싫어하기 때문에 결국 조직이 지향하는 바는 강령과는 많이 돌떨어진 무엇 하나 제대로 하는 것이 없는 것이 되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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