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달라진 것이 한둘이 아닙니다. 전에는 선생님이 무슨 심부름을 시키려고 하면 서로 하겠다고 난리였습니다. 지금은 하다 못해 교실 창문을 여닫는 것도 콕 짚어 이야기하지 않으면 아무도 움직이지 않습니다. 지명하여 이야기하면 왜 자신이 해야 하냐며 항의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구요.
청소는 계급이 낮은 사람이 해야 한닥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활동하는 공간을 자신이 청소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건 옛 이야기입니다. 내가 청소를 하고 있으면 전에는 학생들이 비나 걸레를 빼앗아 자신들이 했지만 지금은 그냥 지나갑니다. 간혹 "선생님, 저기도 있어요."라고 하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그리 드물지 않게.
아침에 몇 명과 현관 앞에서 배구를 합니다. 잘 하는 아이들만 참가합니다. 배구공은 내가 가진 걸 교무실 캐비넷에 두고 쓰는데 먼저 온 하고 싶은 아이가 알아서 가지고 나옵니다. 들어갈 시간이 되어서 들어가자는 말이 나오기 무섭게 교실로 달아납니다. 그거 가져다 놓기 싫어서.
세상이 달라지면 마케팅 기술도 당연히 달라집니다.
올 연초에 텔레비전 광고를 보다가 뭘 광고하려는 건지 몰라서 몇 번 혼란에 빠졌습니다. 그리고 광고주들이 참 멍청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되지 않아 깨달았습니다. 나한테는 팔 생각이 없었다는 것을. 그러니까 광고를 할 때 특화시켜서 한다는 겁니다. 아이폰 광고를 나이든 사람들에게 해봤자 살 일이 없고으니 모두를 대상으로 광고하는 게 아니라 젊은층을 들뜨게 하는 것만 강조하면 훨씬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모두를 대상으로 광고를 만들면 밋밋해 지니까.
음악도 그렇다는 배순탁의 말을 들으니 그것도 그렇습니다. 예전엔 어른들 부르는 노래를 아이들도 부르고 다녔습니다.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연령층 상관없이 다 부르고 다녔지만 지금은 완전히 다릅니다. BTS가 펄펄 날고 있지만 '작은 것들~'이 어쩌고 하는 것의 내용도 관심없고 또 알 수도 없게 가사와 곡이 그렇습니다. 90년대만 해도 랩을 따라불렀습니다. 지금도 노래방에 가면 머피의 법칙이나 상상속의 너같은 그런 노래는 부릅니다. 지코나 도끼 노래는 모릅니다. 따라 부를 수 없을 뿐 아니라 알아 들을 수도 없습니다. 그들만의 노래입니다. 그리고 그들도 '쨍하고 해뜰 날'이나 '헤이 주드'에는 고개 돌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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