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01

미래를 먼저 보는 것

    정재승의 열두 발자국을 읽고 있습니다. 뇌과학자로서 새로운 학문의 영역을 개척하며 잘못된 관성을 깨쳐 주는 그는 젊은 나이임에도 존경받아야 할 사람입니다. 그에게서, 이 책 뿐 아니라 많은 그의 글 들에서 많이 배웁니다. 그런데 그의 한계가 있습니다. 그도 역시 서양과학자라는 것입니다. 일 예를 들어봅니다.
  미신에 대한 것입니다. 기존의 터부나 민간의 작은 믿음들을 모두 미신이라고 칭하고 깨뜨려야 한다고 합니다. 밤에 휘파람을 부는 것은 사람들이 편하게 잠자리에 드는 것을 방해하니 불지 말란 뜻이고 밤에 손발톱 깎지 말라는 것은 어두운 곳에서 손발톱이 튀어나간 것들을 다 찾아내기 어려워 그것에 다칠 수도 먹을 수도 있어서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하지 말라는 것을 겁주는 것으로 바꾸어 뱀이 나온다고, 쥐가 먹어 사람으로 변신한다고 재치엤게 위협하는 것인데 그에게는 미신일 뿐인 것입니다.
  점을 치러 가는 것에 대해서도 말을 합니다. 과학적이 아니란 것을 당연히 이야기합니다. 배우고 난 뒤에도 그렇게 말을 한다면 나와 다른 입장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지금 이야기는 그와는 조금 다른 관점입니다. 미래를 미리 보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것입니다. 물론 그는 점을 치는 행위에 대한 비판에서 하는 이야깁니다.
  두 가지의 관점에서 이야기합니다. 좋은 일을 미리 알 때의 것입니다. 원숭이의 실험을 빌어 옵니다. 원숭이에게 모니터에 여러 색의 많은 도형들을 보여 주고 마우스로 선택을 하게 합니다. 노란 삼각형을 선택하면 과일주스 다섯 방울을 입에 떨어뜨려 준답니다. 반복하면서 나중에 원숭이는 주스를 먹는 법을 알게 되겠지요. 이 때 뇌의 변화를 본답니다. 먹기 전에는 뇌의 행복을 느끼는 부분이 활성화 되지만 먹을 때는 그렇지 않답니다. 좋은 일이 있을 거라는 걸 미리 예측할 때 행복함을 느낀다는 것입니다.하지만 두 방울만 주면 실망하고 항상 받는 매월 봉급날 전에는 행복함이 없답니다. 반대의 예를 듭니다. 나쁜 일을 미리 알 때입니다. 당신이 5년 뒤에 치매를 앓을 거라는 것을 미리 알게 되었다면 당신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에 대한 것입니다.
  원숭이 실험입니다. 일정한 시간마다 전기자극을 준답니다. 그러면 그 시간이 다가올 수록 극심한 두려움에 떨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 글을 읽으며 학교 다닐 때 단체 체벌 당하던 때가 떠올랐습니다. 서로 먼저 때려달라고 했던 것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구나. 하지만 동양철학을 공부한 나는 다른 생각을 합니다. 그것과 사주나 점을 보는 것은 다릅니다. 불행을 미리 보는 것은 미리 대비하려는 뜻과 회피하려는 노력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운명의 運은 움직일 수 있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동양철학을 공부하지 않은 그는 결국 서양과학자의 한계를 가지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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