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공부를 하면서 크게 두 가지에 놀랍니다. 하나는 처음 만들었을 때의 뜻과 완전히 달라진 지금의 뜻을 가진 글자이고 또 하나는 기가 막히게 다른 것과 구분되는 지점을 찾아 글자를 만든 것입니다.
실은 원래 갑골문에 으로 糸'실 멱(가는실 멱)'이었습니다. 실을 제대로 상형문자로 만들었지요? 실의 본질인 꼬아 만든 모양을 본 뜬 것입니다. 그런데 이 글자는 부수로 가 버리고 좀 더 뜻을 분명히 하기 위해 두 글자를 겹쳐 絲(실 사)로 만든 것입니다. 糸은 단독으로 쓰이지 않고 있습니다.
관련된 글자가 상桑입니다. 갑골문에는 으로 나무 모양을 그렸는데 금문에서
으로 바뀝니다. 직관적으로 보이는 모습을 그린 것에서 뽕나무에서 얻어지는 누에의 고치에서 나오는 비단을 만들기 위한 인간의 수고로움을 말하기 위해 '가지' 모양 대산 '손'모양으로 바꾼 것으로 보입니다. 손 모양이 나중에 又로 바뀌기 때문에 지금 '뽕나무 상'은 桑으로 씁니다.
비단을 뜻하는 한자어는 보통 금錦을 쓰지만 백帛이 또 있습니다. 비단에 글씨를 쓴 것을 백서帛書라고 합니다. 글씨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남겨 두기 위해 쓸 뿐 아니라 보관도, 이동도 쉬워야 합니다. 그래서 바위->점토판 등을 거쳐 그 문명의 지역 특성에 따라 파피루스에 쓰거나 대나무에 쓰게 되었습니다. 대나무에 써서 묶어 책으로 만든 것에서 책冊, 전典 등으로 죽간을 두루마리 형태로 묶은 것의 형태를 그대로 가지고 있는 글자들이 있습니다. 백帛은 갑골문에서인데 위는 白(흰 백)으로 소리를, 아래는 巾(수건 건)으로 뜻을 나타내어 이게 부수입니다. 형성자인데 錦과 다른 점은 백은 아직 염색 전의 하얀 천을 말합니다. 백서노자는 발견된 지 얼마 되지 않은데 현재 알려진 노자보다 더 오래 전에 쓰인 것이라 하니 찾아 보아야겠습니다. 천에 쓴 건데 용케 썩지 않고 남아 있네요. 백은 우리 일상에서는 뜻밖에 폐백幣帛에 쓰입니다. 자손 번성하라고 신부의 치마폭에 대추와 밤을 던져 준 것 때문에 쓰이는 걸까요?
의외의 연결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신紳입니다. 뜻이 '큰 띠'인데 남자의 허리에 두르는 폭이 넓은 띠를 말합니다. 고대에 높은 관직의 남성만 하고 다녔던 것으로 신사紳士라 함은 지방의 권세 있는 집안 사람이나 높은 지위의 관리를 일컬은 말이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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