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29

세대 차이?

   밀레니얼 세대를 이야기 할 때 그 때는 많이 가볍게 다루었습니다. X부터 알파벳 세대 이름을 거론하면서부터 점점 가치관에 대해 이야기하더니 MZ세대에 이르면서 분명한 구분을 하게 되었습니다. 공익광고에서는 세대 구분을 하지 말자고 하지만 그것은 현존하는 사실을 보이지 않는다고 호도하는 것이어서 아무런 설득력이 없습니다. 무슨 박통시대의 무식한 국민들도 아닌데...

  586이 꼰대로 뭇매를 전방위적으로 맞고 있지만 잠시 한 발을 빼면서 흐름을 살펴 보겠습니다. 앞에 이야기한 것처럼 박통의 시대는 정보를 얻는 데 한계가 있었고 배운 사람이 적어서 대부분의 국민들은 알지도 못했고 알아도 좌경용공이라는 무서운 굴레를 벗어나기 어려웠습니다. 대학생들이 많아지면서 그들이 통치자를 가리고 있던 장벽에 균열을 내기 시작했고 감추고 있던 사실들이 하나씩 세상에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전환시대의 논리는 지금에서 본다면 에세이 수준이지만 당시에는 엄청난 비밀의 폭로였습니다.

  당연히 흐름이 커지면서 대학생들의 희생은 커졌습니다. 물론 변절한 사람들도 나왔지만 그 당시에 이미 'OO장학생'이라는 말이 돌았으니 변절 아니고 예정된 자신의 길을 가고 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80년대까지 지식인들을 시작으로 소수 엘리트 집단의 저항에서 사회운동으로 커졌습니다. 힘이 생기면서 대학생 집단이 변하기 시작했고 90년대부터는 운동권 학생회가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그 뒤로는 대학생들이 자신의 성공을 사회의 올바른 변화 앞에다 두게 되었고 지금은 아예 성공하는 자신의 아래는 돌아보지 않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이게 어떻게 세대의 차이가 없는 것입니까. 지금도 사회와 국가를 걱정하는 세대는 지금의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온 그 세대들이고 구세대의 핍박을 받으며 정치적,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이 정도의 ㅈ조건을 가진 상태를 만들어 왔습니다. 그런데 그 뒷 세대들은 바람직한 사회를 걱정하는 사람들을 의미없는 담론만 말하는 기득권 세력이라고 모욕적인 별칭으로 공격을 합니다. 의견이 다르면 토론의 장으로 가면 됩니다. 아예 듣지도 않고 입에서 나오기만 하면 공격하는 것은 바른 태도가 아닙니다. 싸울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면서 발전하는 건데 아예 입을 막는 건 배제일 뿐입니다. 2, 30대가 집을 달라고 어거지 쓰며 그세대를 욕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분명히 세대가 다릅니다.

2022-09-28

교언영색

교언-영색(巧言令色)「명사」 아첨하는 말과 알랑거리는 태도 표준국어대사전 

  논어에 공자말씀으로 '교언영색을 하는 사람은 어진이가 드물다'고 한 데서 나왔다고 하는데 사마천이 쓴 '사기 본기'에 하나라를 세운 우임금이 같은 말을 한 것으로 나와 있네요. 이 말을 보통 교묘한 말과 꾸민 얼굴빛으로 해석하고 아첨하는 자의 태도로 이야기 하는데 그렇게 일방적으로 보아도 되는지 여튼 이 말을 뜯어 보겠습니다.

  巧 교 공교롭다(생각지 않았거나 뜻하지 않았던 사실이나 사건과 우연히 마주치게 된 것이 기이하다고 할 만하다. 표준국어대사전). 이 뜻풀이는 설명이 더 필요할 것 같아 한자사전을 찾아보았습니다. 뜻밖에 '아름답다'는 뜻이 있습니다. '계교'와 '간교'에서 스이는 것처럼 나쁜 쪽도 있지만 '기교'나 '정교'처럼 좋은 쪽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한자 어원을 찾아보니 '훌륭한 솜씨'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교언巧言'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잘 만들어진 말로도 볼 수 있고, 매끈하게 다듬어진 말로도 볼 수 있어서 '거친 말'과 대비되는 말로도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말을 우리 흔히 쓰는 쉬운 말로 바꾸면 '아 다르고 어 다르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令 영(령) 하여금. 명령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두머리의 뜻도 있고 좋다, 훌륭하다의 뜻도 있습니다. 영존令尊은 남의 아버지를 높여 부르는 말로 존경을 나타냅니다.

  그러니까 영색令色 은 '부드러운 낯빛'으로 보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이도 마찬가지로 '동가홍상',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 말이지요.

  그래서 '교언영색'은 상대의 마음 상하지 않고 내 뜻을 잘 관철할 수 있는 말과 태도를 말하는 것으로 보면 됩니다. 그렇다면 이 말은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반드시 장착해야 하는 대인관계의 기본인데 왜 이렇게 심한 홀대를 받고 있는 것일까요. 유가의 태도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공부하는 사람의 자세를 바로 잡울 수 있게 기준을 잡아준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의 정치인과 당시의 벼슬아치는 지향하는 바도 다르고 임명 과정도 다르며 자신의 직업에 임하는 자세가 다르며 관리가 아닌 공부하는 사람은 더욱 맑아야 하기 때문에 그런 태도를 요구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까 물고기가 살지 않는 맑은 물이라는 거지요. 타협할 때가 되었습니다.

그게 사과라고?

   어제 익산에서 내려오는 기차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KTX니까 그렇게 자리가 좁지 않았습니다. 내 자리에 사람이 있어서 그냥 옆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런데 계속 앞자리의 사람과 이야기를 하길래 비켜 달라고 했습니다. 잠시도 쉬지 않고 재잘대는데 그는 머리가 흰 60대로 보이는 칼라드 남자였고 그의 대화 상대는 머리가 하얀 핑크빛 피부의 여자였습니다. 주로 남자가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더니 차를 꺼내 마시고 간식을 먹길래 아예 내가 자리를 피했습니다.

  그런데 순천에서 내리던 그는 내리면서 내 얼굴에 대고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내가 손을 저으며 자리 때문이 아니라 '선생님의 말씀 때문'이라고 했는데 자신이 미국에 계속 있다 와서라고 하면서도 연신 얼굴을 가까이 대고 쫑알거리는 거였습니다. 미국에서 왔다는 게 자랑하는 건 아닐 거고 작금의 감염병에 대한 한국의 분위기를 알지 못했고 이젠 알았다는 것으로 이해되는데 그랬다면 그 전에 말을 삼가했어야 하고 음식을 먹지 않았어야 하고 내게 가까이 와서 말하지 않았어야 합니다.

  요새 진정한 사과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한국 사회에서 이야기 되고 있지만 그 자는 내가 사과를 받아주지 않은 옹졸한 사람으로 기억할 것이고, 나는 그를 지만 만족하는 거짓 사과를 한 마국에서 온 놈으로 기억할 것입니다.

애증?

   김창완의 '청춘'에 대해 옛날부터 한마디 하고 싶었는데 오늘 시간이 있어서 쓰려고 그 사람을 검색해 보았는데 별 걸 다 기록하는 나무위키에 그의 정치성은 나와 있지 않아 그걸 쓸 수는 없어 거의 수구에 가까운 그의 정치적 입장은 빼고 그냥 이 노래만 이야기합니다.

청춘(1981)

언젠간 가겠지 푸르른 이 청춘 지고 또 피는 꽃잎처럼 달 밝은 밤이면 창가에 흐르는 내 젊은 영가가 구슬퍼 가고 없는 날들을 잡으려 잡으려 빈 손짓에 슬퍼지면 차라리 보내야지 돌아서야지 그렇게 세월은 가는 거야 언젠간 가겠지 푸르른 이 청춘 지고 또 피는 꽃잎처럼 달 밝은 밤이면 창가에 흐르는 내 젊은 영가가 구슬퍼 가고 없는 날들을 잡으려 잡으려 빈 손짓에 슬퍼지면 차라리 보내야지 돌아서야지 그렇게 세월은 가는 거야 날 두고 간 님은 용서하겠지만 날 버리고 가는 세월이야 정둘 곳 없어라 허전한 마음은 정답던 옛동산 찾는가 언젠간 가겠지 푸르른 이 청춘 지고 또 피는 꽃잎처럼 달 밝은 밤이면 창가에 흐르는 내 젊은 영가가 구슬퍼 가고 없는 날들을 잡으려 잡으려 빈 손짓에 슬퍼지면 차라리 보내야지 돌아서야지 그렇게 세월은 가는거야 언젠간 가겠지 푸르른 이 청춘 지고 또 피는 꽃잎처럼 달 밝은 밤이면 창가에 흐르는

  54년생입니다. 81년은 내가 대학에 들어간 해이고, 1년 전에 518학살이 있었고 81년은 전통이 피를 뒤집어 쓰고 대통령을 차지한 해입니다. 한반도의 남쪽은 그 학살자에 동조하든지 저항하든지 색깔을 보이던 해인 것입니다. 그는 스물여덟인 해였구요. 저런 노래를 부른 게 이해되지 않습니다. 애증이라고 한 건 그의 뛰어난 음악성 때문에 지금도 그의 노래를 들으며 글을 쓰고 있지만 이 노래에 대해서는 이해해 줄 수 없습니다. 신중현이가 여러 번 거절 한 뒤라고는 하지만 '아름다운 강산'으로 방정희 정권 찬가를 것과 김창완이 그 엄중한 시기에 염세적인 노래를 부른 것은 다 이해해 줄 수 없습니다. 사과하지 않았으므로.

2022-09-23

척화비

   흥선대원군이 세웠다고 하는 척화비가 고창읍성에도 있습니다.


  洋夷侵犯 非戰則和 主和賣國 양이침범 비전즉화 주화매국

서양오랑캐가 쳐들어왔는데 싸우지 않는다는 것은 화해한다는 것이고 화해한다는 것은 매국이다.

  戒我萬年子孫 丙寅作 辛未立 계아만년자손 병인작 신미립

  자손만대에 경고하노라. 병인년에 짓고, 신미년에 세우다.


  병인년은 종교박해를 이유로 프랑스가 쳐들어온 병인양요(1866), 신미년은 제너럴셔먼호 건으로 미국이 쳐들어 온 신미양요(1871)가 있었던 해입니다. 흥선대원군의 쇄국정책을 학교에서 배우지만 조선 뿐만 아니라 중국은 대대로 쇄국정책을 폈고 그나마 흥선은 메이지유신처럼 물질은 받아들이되 이념, 정신은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정책을 폈는데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하여 가르치고 있습니다.

큰 낮달맞이꽃

   고부에서 찍은 것인데 낮달맞이꽃이 아이들 주먹보다 더 큽니다.



새로운 시작

 


  새로운 곳이 아직 적응이 덜 되었지만 전경은 좋습니다.

한자어원공부 9월 네 번째 주

 






2022-09-16

사진

   오래 간만에 사진을 찍었는데 그것도 학교에서 찍은 건 정말 오래 되었습니다. 프린시펄이 들어오며 갑자기 사진 바람이 불었는데 나도 찍으라는데 사진 찍으면 어색하게 나와서 싫다고 해도 들이대어서 찍게 되었습니다. 떨려서 흐리게 나왔다고 하는데 그래서 더 좋습니다.



한자어원공부 9월 세번째 주

 




기념하는 날

   법적으로 혼자가 되고 몸도 독립을 어제 했습니다. 짐을 옮겼는데 가구가 없어 어디에 두어야 할지 판단이 안되어 일단 대부분의 짐을 풀지 못하고 두었습니다. 마음도 들떠 있어서 다른 쉽게 정이 들지 않네요. 

2022-09-01

시간이란 게

   삼십 년 넘게 이어 왔던 관계 정리를 했습니다. 함께 엮이는 데 1년 조금 되지 않았습니다. 어머니의 반대도 있었고 모자란 장모의 말도 삭이고 했고 두 아이도 가졌고. 돈이 사람(인간됨이 아닌)을 만든다는 말을 증명하듯 3년이라는 기간 집안살림에 제법 많은 학비를 들여 초등교사 발령을 받게 했는데 사람이 달라지더라구요. 돈만 보는 사람으로. 초등교사가 다 그럴 리 없지만 그 사람의 주변에는 사람답게 사는 데 돈을 앞세우면 착하게 살 수 없다는 걸 알거나 이야기 해주는 사람이 없었나 봐요. 꽤 오랜 고통의 시간을 거쳐 법적 절차를 밟게 되었습니다. 신고하고 두 번의 법원 출두 기회를 주는데 처음의 기회는 자신의 여행 스케줄과 겹친다고 패스하고 오늘 두 번째 주어진 날에 출두했습니다. 판사와의 만남은 아주 짧았습니다. 대면하고 서류 검토하는 데 1분 미만 두 가지 신상정보를 두 사람에게 각각 묻고 답하는 데 1분 미만.

  대기실은 4인 의자가 1개 있었는데 꽉 차 있었고 대부분 사람들은 폰으로 가십거리 보고 있었고 나를 비롯한 몇은 아무 말없이 정면만 응시하며 20분 가량을 기다려 판사를 만났습니다. 확인서를 받고 근처 시청에서 서류작업 한번 더 하고 법적인 건 끝났습니다. 9시 30분에 가서 시청 일까지 마치는 게 10시 30분 쯤이었으니 법적인 건 참 쉽고 그 간의 심적인 게 힙들었을 뿐이었습니다.

진인사대천명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사람의 일을 다 하고, 하늘의 명을 기다린다. 멋있는 척 하는 거 즐겨 하는 사람의 집에 가면 많이 걸려 있는 글귀입니다. 이 말의 어원은 여러 가지 입니다. 남송의 호인의 '독사관견'에 盡人事聽天命이 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