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을 별로 내켜하지 않았는데 최근에 낸 그의 역사책을 보면서 깊이가 없는데도 참으로 확신에 찬 주장을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에 대한 기대의 찌끄러기까지 버렸습니다. 그런데 알쓸신잡을 보고 싶어서 보기 시작한 지 불과 3분 남짓의 네댓 개를 보는데 그의 화법이 확 눈길을 끌었습니다. 처음엔 그냥 부족한 논리력을 보았는데 조금 더 보면서 뭔가 껄쩍찌근한 게 있어서 생각해 보니 그의 화법이었습니다. 처음의 그의 논리력 부재는 이것이었습니다.
알쓸신잡에서 황교익이 장수마을을 갔는데 대부분이 술담배를 해서 건강과 별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다는 말에 유시민은 단적으로 ‘술담배를 해서 일찍 죽은 사람은 그 자리에 없다’고 확언적으로 말합니다.
만약 황교익이 ‘대부분이 술담배를 하고 있는 걸 보면 술담배가 장수에 도움이 된다’고 말을 했다면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겠지만 현재 보여주고 있는 관찰의 결과가 장수마을에 장수하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술담배를 하고 있다는 건데 자신이 확신하는 술담배의 해악을 전제로 자신의 생각과 다른 이야기한 사람을 윽박지르는 건 요즘 유행하는 용어인 ‘확증편향’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 편의 다른 클립 '삶과 죽음'에 대한 5분 5초짜리 클립
[#알쓸신잡1]유시민X정재승,' 삶과 죽음'에 대한 토론에서 엿보는 건강한 토론의 정석!
을 보다가 정재승이 토론의 소재를 제시하는 시작의 부분에 이야기를 자꾸 자르려는(그것도 반말로) 것이 짜증이 나서 왜 그런지 생각해 보았더니 그의 화법이어서 그의 말의 끄트머리를 거의 모두 모아 보았습니다.
~ 모르겠는 거에요.
~ 나라면 그렇게 안 하겠다.
~ 잣대를 어딘가 끊기 어려워.
~ 점점 짧아져.
어떤 결과가 됐냐 하면~
~ 아냐, 야냐, 그건 결론이 났어.
우리가 보통 직관적인 윤리 기준을 갖고 있어요.
우리가 보통 가지고 있는 윤리적 기준은 YES, or NO에요.
그 자리 참석자는 앞에 이야기한 두 사람과 유희열 진행자, 요즘 대한민국에서 제일 잘 나가는 작가인 김영하 이렇게 다섯이었습니다. 그렇게 함부로 해도 되는 사람은 진행자 정도로 생각이 되는데 이런 태도를 가지고 토론을 하는 사람을 따르는 사람들의 지적 수준, 민주의식도 한심하고 이 클립의 부제가 '건강한 토론의 정석'이라는 것도 한심합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