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기말고사가 끝나면 성적 마무리와 학기 사무 마무리 등의 시간이 필요해서 보름 정도 방학 전에 시험을 봅니다. 그러면 방학 시작할 때까지의 수업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을 해야 합니다.
아래 고등학교 교사들이 점심시간 농담을 했습니다. 다른 학교들 학원발 감염병이 번지고 있는데 우리 학교는 학원 다니는 아이들이 없어서 안심이 된다고. 중학교 수학에 있던 많은 부분을 수포자를 줄인다는 이유로 기준이나 맥락도 없이 싹둑싹둑 잘라 내어 버린 게 상당히 많습니다. 그래서 다행스럽게도(!) 시험 끝나고 가르칠 게 확실해져서 좋습니다. 1학기를 기준으로 하면 1학년은 집합과 기수법, 2학년은 근삿값과 오차, 3학년은 고급 인수분해와 이차함수의 최댓값과 최솟값을 가르치면 됩니다. 물론 2학기도 가르칠 것들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 수학 모르는 놈들이.
다른 학년은 재미있게 잘 따라 하고 있는데 3학년이 두 시간 째에 걔깁니다. 자는 놈, 다른 거 하는 놈들. 5명 전부가 앞에서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그래서 준비했던 수업 자료를 기왕 준비한 거니 나누어 준다고 나누어 주고 하고 싶은 거 하라고 두었습니다. 그 뒤 두 시간 더. 할리갈리를 가지고 가서 이걸 하든지 진로실에 가서 더 쉬운 걸 가져다 하든지 알아서 하라고. 그리고 또 자는 놈, 다른 거 하는 놈, 멀거이 한 시간 보내는 놈.
어제 오후 편지라며 두 장을 전해 줍니다. 하나는 자신의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반 전체의 것이라며. 지꺼는 내용만 보아도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전에 수업시간에 수업 듣지 않고 시간 내내 '심심하다'고 종이 가득 메웠던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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