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성경공부 하면서 제목이 '돌아온 탕자'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홀어머니 외아들인데 말썽을 부리는데 남을 해롭게 하는 심한 말썽꾸러기였고 크면서 그 강도가 심해져 갑니다. 어머니가 애를 썼지만 그치지 않았고 어느 날부터 어머니는 마당의 나무에 아들이 나쁜 짓을 할 때마다 못을 하나씩 박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어머니가 죽었고 더 이상 기댈 데가 없어진 장성한 아들은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고 자신의 삶을 반성합니다. 그리고 밤송이가 된 나무도 보게 됩니다. 그래서 그 때부터 착한 일을 하기 시작했고 그 때마다 못을 하나씩 빼기 시작합니다. 모든 못을 뺐을 때 그 나무를 보며 또다시 생각합니다. 남은 못자국을.
이 이야기는 피해자의 입장에서 생각한 것이라고 봅니다. 피해를 입은 쪽에서는 가해자가 아무리 사과해도 입었던 피해가 완벽하게 원점으로 돌아갈 수 없는 것이니까요. 그런 점에서 전번 주 신문에서 '미묘'가 엠씨더맥쓰에 대해 섬범죄를 저지르고 벌을 받았지만 복귀해서는 안된다는 취지의 칼럼을 쓴 것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다른 관점에서 봅니다. 인류가 모여 살기 시작하면서 범죄가 발생했고 그에 대해 국가가 성립하면서 그것을 막기 위한 규제가 생깁니다. 우리의 조선(고조선이라고 배운)에서는 8조금법이 있었고 저지를 죄에 대한 처벌조항이 있었습니다. 물론 모든 문명에서도 있었고 그것은 처벌, 그러니까 응징의 개념이었습니다. 조선시대는 감옥監獄에 갔는데 죄지은 사람을 가두는 곳이라는 의미였습니다. 지은 죄에 따라 '태'나 '장', 교수형 등을 받고 난 뒤 가두어 두는 곳이었지요. 근대화된 일본이 지배하면서 '형무소刑務所'라고 합니다. 刑은 벌을 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刂방이 부수인데 이건 刀이므로 벌을 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현대에 와서는 '교도소'라고 합니다. 矯導所는 바로잡아주는 곳을 의미합니다. 과서의 법이 죄지은 것에 응징을 하는 것이었다면 현대는 다시 잘못을 또 저지르지 않도록 가르쳐 바로잡아주는 곳으로 역할이 바뀌었다는 것이지요. 사람들은 흔히 말합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언제든 실수할 수 있다. 바로잡고 다시는 같은 잘못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 부분의 이야깁니다. 잘못을 한 사람에게 주홍글씨를 새겨 사회에 정상적으로 복귀하지 못하도록 해야 하는 것인지 벌을 준 뒤 사회에 정상적으로 복귀하도록 기회를 줘야 하는지. 전자라고 하면 이미 여러 소설에서 보듯 차라리 아예 죽는 게 낫습니다. 맵다는 뜻의 신 辛은 과거 죄인의 얼굴에 문신을 새기던 도구의 상형자입니다. 문신을 새긴 게 아픈 게 아니라 문신을 새기고 이후의 삶을 이어 가는 게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말하는 거지요.
어떻게 생각합니까? 주홍글씨를 새길까요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줄까요?
2020-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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