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31일 일요일


  아이들이 나오면서 지금은 하지 않지만 점심 먹고 산책하는 길 옆에 피었던 돌나물 꽃입니다. 그렇게 돈나물이 아니라고 해도 우기는 사람들이 많아서 요새는 아예 못들은 체 해버립니다.

 
  아이들이 등교하면서 교육청에서 교실마다 화분을 넣어 주었습니다. 저 놈들이 좋은 일도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돈을 보내 주고 화분을 사라고 했다면 떡고물도 안먹는 선행이라고까지 생각했을 테지만... 여튼 항상 시뻘건 멋없는 꽃만 피우는 줄 알았던 제라늄이 이렇게 예쁜 색도 있다는 걸 보여 주었습니다.


  피라칸서스입니다. 이렇게 꽃은 하얀데 늦가을에 정원을 빨갛게 물들인다는 게 신기합니다.

2020년 5월 25일 월요일

따라하기

  전에도 사람들의, 특히 한국 사람들의 생각없이 다수 따라가기는 아주 심한 편입니다. 그게 어려서부터 선택하는 훈련이 되지 않아 거의 장애 수준인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ㄴ래방에서 노래를 고를 때도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가 아닌 많은 사람들이 불렀던 순서대로 찾아 부르고, 뉴스를 보는 것도 자신이 언론사를 찾아 보는 게 아니라 포털사이트 많이 보는 기사 순서대로 봅니다.
  금방은 한겨레신문 훑어보고 난 뒤 갑자기 많이 보는 기사 목록을 훑어 보았더니 내가 보았던 기사는 10개의 목록 중 그 하나도 없었습니다. 내가 일반 사람들과 다르긴 다르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2020년 5월 17일 일요일

윈도우탐색기 파일과 폴더 정렬

  윈도우탐색기에서 수정한 날짜순으로 정렬을 하면 폴더가 맨 아래로 가버립니다. 많이 불편하지요. 방법을 알아 냈습니다.


  네모 안의 탭메뉴줄 위에서 오른쪽 마우스 클릭하면 팝업메뉴가 나옵니다.


  그런데 원하는 게 없습니다. '자세히'를 누르면 겁나 많이 나오는데 그 중 '날짜'를 선택하면 해결이 됩니다.



부엉이, 올빼미, 소쩍새

  살면서 몰라도 하나도 불편하지 않지만 헷갈리는 걸 참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살짝의 고통인 것들이 있습니다. 학과 같은 새의 이름이 두루미인지가 어떤 땐 확신이 없기도 하고 고니가 백조가 아닌 백로인지도 그럴 때가 있습니다. 곤란한 건 부엉이와 올빼미가 같은 건지 다른지, 다르면 어떻게 다른지를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다 모르니 일단 넘어가고 나중에 알아봐야 겠다고 한 게 한참 지나 다시 그런 질문에 마주했을 때야 전의 그 스스로에게 한 약속이 되살아 납니다.
  다 다른 새라고 합니다. 각각의 종류도 여럿이구요. 그런데 그 이름들이 생물분류학 개념이 생기기 전에 붙여진 이름이라서 마치 사투리와 같이 불리워졌다고 합니다. 영어로는 다 'owl'이랍니다. 올빼미와 소쩍새는 철새이고 부엉이는 철새도 텃새도 있답니다. 올빼미는 깊은 산속에서 살고 부엉이는 주변에도 있어서 우리 눈에 띄는 것들은 부엉이라고 보면 된답니다.

수업

 
 
  이번 주의 마지막 요일 금요일 수업입니다. 바람과 함께 비가 억수로 쏟아집니다.
 
 
  그건 그리 마음을 움직이지 못합니다. 수업이 갈수록 힘들어집니다. 학생수가 적은 학교는 그나마 온라인으로라도 대면하지만 큰 학교의 어려움은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줌으로 하는 수업도 힘듭니다. 칠판에 풀 수 있으면 그나마 괜찮은데 보통은 잘 보이지 않는다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그러면 칠판 사진을 찍어 단톡방에 올려줍니다.
 
 
이건 그나마 나은데 휴대폰으로 접속한 학생이 있으면 이도 가능하지 않습니다. 화면공유를 하고 한글창을 열어 판서 내용을 타이핑합니다. 일반 텍스트라면 그렇게 힘들지 않지만 대부분이 수식인 과목인지라 한 시간의 수업이 끝나고 나면 오른쪽 어깨가 결립니다. 교육부가 지능이 있다면 영향권 밖에 있는 지역에서부터 풀어줘야 합니다.

 
 

그래도 꽃은 핍니다.

  개학일이 여러 번 미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주 20일도 확실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이젠 나무들도 꽃을 피웁니다.
 
 

섬노린재. 꽃은 이팝나무처럼 예쁜데 나무 이름이 영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화단 울타리로 많이 씁니다. 백정화입니다. 白丁은 고려시대 평민을 일컫는 말입니다.

 
 
  야산의 바닥을 차지하는 막강 실력자입니다. 가을에는 빨갛게 산을 물들이는 역할도 합니다. 마삭줄입니다. 이들이 산을 덮으면 다른 풀이나 나무가 자라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여튼 꽃이 참으로 예쁩니다.
 

2020년 5월 13일 수요일

하루 생활

  집과 관사생활은 차이가 있습니다. 집에 가면 운동 조건이 좋지 않고 관사는 할 일이 없으니 많이 움직입니다. 걷는 것만 해도 상당합니다. 어제 2시 반까지 움직인 것입니다. 점심시간 예교가 보이는 곳까지 산책을 다녀 오는데 20분, 900m쯤 됩니다.



  아침 식전 달리기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1km쯤 됩니다. 이렇게 하고 퇴근한 뒤에 농구 40분쯤 합니다. 이것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전화기를 두고 하기 때문에요. 오늘 산딸기 따러 은적사 중간까지 갔다 오니 이만큼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퇴근하고 농구 대신 예교로 딸기 따러 가려고 합니다.

2020년 5월 12일 화요일

사라지는 아쉬움

  민속놀이는 지방마다 노래와 형식, 규칙이 조금씩 다릅니다. 그런데 서로 마주보고 앉아 다리를 겹치고 하는 놀이는 규칙은 같은데 노래가 완전히 다를 뿐 아니라 내가 살던 곳의 노래는 구글링은 해도 잡히지 않습니다.

  놀이의 규칙은 이렇습니다.
- 인원 제한은 없습니다.
- 서로 마주앉아 가랑이 사이에 다리를 끼워 넣습니다.
- 술래, 또는 주관자가 자신의 맨 왼쪽의 다리부터 노래에 맞추어 다리를 오른쪽으로 하나씩 옮겨 짚어갑니다.
- 오른쪽 끝에 도달하면 반대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 노래가 끝났을 때, 마지막으로 짚은 다리는 구부려 접습니다.
- 접은 다리 빼고 그 다음 다리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 마지막 남은 다리가 술래입니다.

 내가 살았던 곳의 노래입니다.

이 땅 저 땅 고부땅
수수러맹당 하랑당
달구집이 꼬꼬댁
마방에 소꾸땅

  무슨 뜻인지는 알기 어렵습니다. 그냥 막 단어를 주어 삼킨 것 같습니다. 교과서에 실린 다음에 소개할 노래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몇가지 단어를 해석하자면 동학농민전쟁이 시작되었던 고부에서 가까운 곳이니 고부땅이 나온 것 같고 다음 줄은 모르겠습니다. 달구집은 달구새끼에서 보듯 닭장이고 마방은 마굿간, 소꾸땅은 마방과 대칭이 되는 외양간 아닐까요?

  초등학교 2학년 책에 실렸다고 하는 노래입니다.

이거리 저거리 각거리


이거리 저거리 각거리 천사 만사 다만사

조리 김치 장독간 총채 비파리 딱

한 다리 두 다리 세 다리 인사만사 주머니 끈

칠팔월에 무서리 동지섣달 대서리

한 다리 두 다리 세 다리 너희 삼촌 어디 갔지

자전거를 고치러 오꽁조꽁 부지깽


  이 노래의 뜻을 알려달라고 국립국어원에 물은 사람이 있어서 거기서 답변한 것도 위에 내가 설명한 것과 같이 단어들을 나열하여 문장이 제대로 성립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해석해 놓은 거 보면 완전히 기계적입니다. 총채를 먼지털이로 해석하는 것 처럼 변형에 대한 고민도 없습니다.

무모함

 
  원격수업이 갈수록 힘듭니다. 모두 조심해야 하는 때이긴 하지만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에 대해 고등학교 3학년을 중심으로 판단하는 것은 동의하지 못합니다. 인문계 고등학교는 동영상 수업으로도 가능합니다. 스스로 공부하고 필요한 경우만 도움을 받는 능력이 생긴 학생들이기 때문에 여타의 학생과 대별, 큰 틀에서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의 분리 판단은 시골의 학교와 소수의 학교입니다. 교육부 관료들이 어떤 사람들이고 그들이 현장을 얼마나 돌아보지 않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교사들도 나쁜 사람들이 많습니다. 수업을 하는 걸 보면 학생들이 불쌍하다고 생각되는 수업을 많이 봅니다. 수업하고 난 뒤의 칠판에서 볼 수도 있고 싫어하는 수업(교과 아니고)을 말하는 경우도 그렇습니다. 갑자기 빈 시간이 몇 개 생겨서 학생들에게 현재 선택할 수 있는 과목이 제한적인데 어떤 수업을 듣겠냐고 이따금 묻는 일이 있을 때 알 수 있습니다.
  작은 학교는 교사 수의 한계로 모든 과목 교사를 확보할 수 없습니다. 전체 3학급인 이 학교의 교사 정원은 9명입니다. 그래서 도덕, 한문, 음악, 정보 교사는 겸임이 들어 옵니다. 물론 두 과목은 나가구요. 그런데 다른 과목은 해결이 되었는데 도덕이 옆 학교에서 와야 하는데 그 학교의 필수 조건이 기술가정이 와달라는 것이었습니다. 해당 교사는 거부했고 대신 자신이 도덕과목 수업을 꿰어 찼습니다.
  내가 개도에서 전체 교사가 5명이어서 도덕, 체육, 한문 등을 해보았지만 도덕은 많이 힘들었습니다. 아주 어렵게 경기도교육청에서 발간한 적 있는 교과서를 힘들게 구했고 그 학교 아이들에게 맞게 재구성하고 매 시간 토론수업을 하느라 많이 힘들었습니다. 교과서도 한 권을 구했기 때문에 모두 잘라서 스캔을 뜬 뒤 학생들에게 매 단원을 출력해서 제공했습니다.
 
 
 
  그런데 도덕수업을 하겠다고 받은 이 기술가정 교사는 철학은 고사하고 정치적 사회적으로도 자신의 의견을 조리있게 펴낼만한 사람이 아닙니다. 표현이 거칠고 극히 얕은 대화만 하는 사람인데 그가 고민없이 이 상황을 받은 건 학원식 수업을 생각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교과서를 요약하고 그것을 시험문제로 바꾸는 그런 방식으로 할 생각이었겠지요.
  중학교 아이들은 어른들이 제시하는 방향으로 쉽게 자신의 생각을 맞추려고 합니다. 사춘기의 아이들에게는 다양한 자극이 주어져야 하는데 교과어에 있는 것을 그것도 가치판단이 주가 되는 과목을 그렇게 가르친다면 이 사람에게 배운 아이들의 문제는 단 1년이라 해도 그 피해가 클 것입니다.
  그런 교사가 한둘이 아닙니다. 개도에서 한 학급이 더 줄어들면 2명의 교사가 나가야 했기 때문에 항상 그런 상황을 미리 고려하여 정원감축의 순서를 정해 놓습니다. 그 때 고려하는 것이 다른 교과에서 지원 나갈 수 있는 과목과 지원 나가기 어려운 교과를 전제로 순서를 정합니다. 그 때 대부분의 교사가 수학을 자신들이 가르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 학교도 정원감축 1순위였습니다. 1:4이니 수용해야지요. 외워서 정리하고 풀어내는 단순지식을 다루는 과목과 원리를 이해하고 이후 연결되는 것의 체계를 알고 가르쳐야 하는 과목으로 따져야 한다는 것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내 과목이어서 그러는 것이 아니란 것입니다. 난 도덕, 음악, 미술을 제외한 나머지 과목은 학생들의 질문에 만족할만큼 답을 해줄 수 있습니다.

지금 핀 꽃

    꽃이 두 가지 입니다. 잎사귀 넓은 건 이야기 하려는 게 아닌 말똥풀이고 꽃은 꽃잎이 많은 게 민들레, 가지런하게 한 줄만 있는 게 좀씀바귀입니다. 쪼꼬만 게 화단에 많이 피어 있어 궁금해서 찾아보니 씀바귀와 같은 모양인데 아주 작아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