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수업이 갈수록 힘듭니다. 모두 조심해야 하는 때이긴 하지만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에 대해 고등학교 3학년을 중심으로 판단하는 것은 동의하지 못합니다. 인문계 고등학교는 동영상 수업으로도 가능합니다. 스스로 공부하고 필요한 경우만 도움을 받는 능력이 생긴 학생들이기 때문에 여타의 학생과 대별, 큰 틀에서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의 분리 판단은 시골의 학교와 소수의 학교입니다. 교육부 관료들이 어떤 사람들이고 그들이 현장을 얼마나 돌아보지 않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교사들도 나쁜 사람들이 많습니다. 수업을 하는 걸 보면 학생들이 불쌍하다고 생각되는 수업을 많이 봅니다. 수업하고 난 뒤의 칠판에서 볼 수도 있고 싫어하는 수업(교과 아니고)을 말하는 경우도 그렇습니다. 갑자기 빈 시간이 몇 개 생겨서 학생들에게 현재 선택할 수 있는 과목이 제한적인데 어떤 수업을 듣겠냐고 이따금 묻는 일이 있을 때 알 수 있습니다.
작은 학교는 교사 수의 한계로 모든 과목 교사를 확보할 수 없습니다. 전체 3학급인 이 학교의 교사 정원은 9명입니다. 그래서 도덕, 한문, 음악, 정보 교사는 겸임이 들어 옵니다. 물론 두 과목은 나가구요. 그런데 다른 과목은 해결이 되었는데 도덕이 옆 학교에서 와야 하는데 그 학교의 필수 조건이 기술가정이 와달라는 것이었습니다. 해당 교사는 거부했고 대신 자신이 도덕과목 수업을 꿰어 찼습니다.
내가 개도에서 전체 교사가 5명이어서 도덕, 체육, 한문 등을 해보았지만 도덕은 많이 힘들었습니다. 아주 어렵게 경기도교육청에서 발간한 적 있는 교과서를 힘들게 구했고 그 학교 아이들에게 맞게 재구성하고 매 시간 토론수업을 하느라 많이 힘들었습니다. 교과서도 한 권을 구했기 때문에 모두 잘라서 스캔을 뜬 뒤 학생들에게 매 단원을 출력해서 제공했습니다.
그런데 도덕수업을 하겠다고 받은 이 기술가정 교사는 철학은 고사하고 정치적 사회적으로도 자신의 의견을 조리있게 펴낼만한 사람이 아닙니다. 표현이 거칠고 극히 얕은 대화만 하는 사람인데 그가 고민없이 이 상황을 받은 건 학원식 수업을 생각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교과서를 요약하고 그것을 시험문제로 바꾸는 그런 방식으로 할 생각이었겠지요.
중학교 아이들은 어른들이 제시하는 방향으로 쉽게 자신의 생각을 맞추려고 합니다. 사춘기의 아이들에게는 다양한 자극이 주어져야 하는데 교과어에 있는 것을 그것도 가치판단이 주가 되는 과목을 그렇게 가르친다면 이 사람에게 배운 아이들의 문제는 단 1년이라 해도 그 피해가 클 것입니다.
그런 교사가 한둘이 아닙니다. 개도에서 한 학급이 더 줄어들면 2명의 교사가 나가야 했기 때문에 항상 그런 상황을 미리 고려하여 정원감축의 순서를 정해 놓습니다. 그 때 고려하는 것이 다른 교과에서 지원 나갈 수 있는 과목과 지원 나가기 어려운 교과를 전제로 순서를 정합니다. 그 때 대부분의 교사가 수학을 자신들이 가르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 학교도 정원감축 1순위였습니다. 1:4이니 수용해야지요. 외워서 정리하고 풀어내는 단순지식을 다루는 과목과 원리를 이해하고 이후 연결되는 것의 체계를 알고 가르쳐야 하는 과목으로 따져야 한다는 것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내 과목이어서 그러는 것이 아니란 것입니다. 난 도덕, 음악, 미술을 제외한 나머지 과목은 학생들의 질문에 만족할만큼 답을 해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