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들었다는 것을 실감하는 건 보통의 사람들과는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다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다치면 오랜 시간 운동을 하지 못하게 될 것이고 살이 찌면 운동하기 싫어지게 될 것이고 몸은 회복되기 힘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픈 것도 두렵지만 그와는 덜 합니다. 힘들면 약을 쓰면 짧은 시간에 회복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토요일 아침 일어났을 때 한기를 느꼈습니다. 전날 춥게 두 시간 운동을 한 것이 문제여서 몸살이 들어오려나 했고 종일 누워서 진정해 보려고 했는데 해가 지면서 설사가 시작되었습니다. 관장하는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생각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열세 번을 내어놓고 잠자리에 들었다가 두 번을 더 뱉고는 끝이 났습니다. 어디서 그런 물이 나오는지 신기했습니다. 10번에 가까워지자 탈수가 두려워 쑥차를 끓여 두 잔을 마신 것 뿐이었습니다.
두 번째부터 아침에 있었던 열이 뱃속에 생긴 염증이었고 원인은 모르지만 외부의 침입이니 몸을 비우면 진정이 될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정로환을 먹을까 생각했는데 참았습니다. 큰 놈은 내 사정을 몰랐고 일찍 들어온 내게 아홉시쯤 들어온 그가 왠일이냐고 물어 설사와 열이 있다고 했더니 누워서 폰을 가지고 놀던 그가 '코로나19와 증상이 같은데?'라고 합니다. 정나미가 떨어졌지만 증상이 두 가지 뿐이고 그럴만한 접촉이 전혀 없었다고 말하고 잠자리에 누웠습니다.
어제도 종일 누워 있었습니다. 기운이 소진된 것일 수 있다고 생각해서였습니다. 아침은 누룽지 먹고 소금들어간 것 피하고. 종일 화장실 가지 않았고 아랫배 약간의 기분나쁜 느낌만 있고 아팠던 건 지나간 것 같습니다. 이틀을 최소한으로 먹었더니 기운이 없네요. 아팠을 때 차라리 혼자였으면 서운한 게 없었을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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