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21

남자, 남자?

   이틀 동안 계속 뒹굴거렸으니 다음 날 출근해야 하는 일요일 밤을 푹 자기 위해서 자는 시간을 늦추며 미우새를 보았습니다. 패널로 나온 늙은 아줌마들이 한결같이 남자들이 불필요한 게 아니라 없는 게 좋은 존재이며 잔소리까지 한다는 겁니다. 전에 김민식 피디의 글에서 조금 언급을 한 적 있지만 다시 내 부모의 일이 떠올랐습니다.

  조금 입장이 다르다면 먹물든 남자와 못배운 여자이고 살림에 무능하거나 무책임한 남자와 그런 살림과 여섯 아이들 보살펴야 하는 여자의 차이입니다. 또 차이는 결혼생활 30년 쯤에 식솔들을 살림과 함께 꾸려 대처로 나왔고 아버지는 그 집에 남았다는 것입니다. 쉰 중반에. 식구들이 나가는 것에 별 반대나 저항이 없었습니다. 아버지는 잔소리와 멸시로부터 벗어난 것이라고 생각하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예능프로그램에서는 한 방향으로 몰고 가기 위해 편집을 당연히 했겠지만 거기 나온 남자들은 왜 나오는 걸까요. 특히 어제 이태성의 아버지는 함께 사는 손자의 비웃는 표정을 보아가며 한자자랑까지 해가며 잔소리를 해야 할까요? 박찬호는 많은 사람들이 TMT라고 말하고 자신도 그렇다는 것을 알면서 왜 그런 자리에서 그런 짓을 계속할까요? 중요한 건 그렇게 말이 많은 사람은 다른 사람의 말을 듣기 싫어 한다는 겁니다. 말많은 놈끼리 자리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 자리에서도 이할아버지의 말이 박찬호를 향하자 안절부절하는 모습을 바로 보였습니다. 두세 개의 문장에. 박찬호는 예능에 나오고 싶어 그런 비호감을 자처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 할아버지는 전국방방곡곡에서 남녀노소가 욕하며 비웃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왜 계속 나올까요? 물론 이 둘뿐 아니라 거기 나오는 대부분의 남자들이 해당되지만요. 참 웃기는 게 방송컨셉이라고 생각하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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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 열매

    고고하고 예쁜 꽃이 목련입니다. 언젠가 어느 날인가 가을로 기억 되는데 목련 나무에 뭐가 달려서 보았더니 벌레처럼 생긴 게 달려 있는 겁니다. 따서 보았더니 열매인 겁니다. 약으로 쓰려고 술을 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