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예전에 레밍스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박통 시정 한미연합사령관을 하다 임기 마치고 돌아가던 사람이 인터뷰에서 '한국인들이 레밍스 같다'고 이야기를 해서 한국에서 난리가 났습니다. 짐작하듯이 잠깐이었구요.
최근 한국에서 석 달 체류했던 미국인이 본국에 돌아가서 체류기를 쓴 것에 비슷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한국인들은 불행한데 그 이유 중 하나가 '버킷 리스트'랍니다. 나는 모건프리먼 하고 잭니콜슨이 연기했던 영화 때문에 그 용어를 알게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굳이 상식적으로도 알 필요가 없는 말 아닙니까.
근대화 과정에 전대 사대생들의 동아리 '프론티어'(참으로 무식한 놈들이 회원이었겠지요, 다 지도급들이었답니다) 시기 무법자들은 날뛰고 판사는 많이 적었을 때였고 인권의식은 낮을 때였습니다. 순회판사가 사형을 언도하면 동네 가장 사람이 많이 다니는 광장에 교수대를 설치하고 양동이 위에 서게 한 뒤 올가미를 걸어 양동이를 걷어 차면 몸이 대롱대롱 매달리는 그런 사형집행을 했습니다. 걷어차기 전에 원하는 것을 말할 수 있게 해주었고 웬만하면 돈이 살짝 드는 것도 집행 뒤에 소원을 들어주었다는 게 바로 버킷리스트의 기원입니다.
그 이름으로 한국인들이 지금도 자신이 해보고 싶은 것을 써 붙여 놓고 혹은 전화기에 메모해 놓고 하나씩 지워가는 것을 유행으로 하고 있습니다. 여행지, 맛집 순례처럼. 그 사람들 어원도 모를 걸요. 꼭 알아야 하냐고 묻는다면 굳이 대꾸할 필요 없고 여기에 쓰는 겁니다. 그 미국 사람이 비아냥 거린 것처럼 평범하고 평화로운 삶이 아직 해결하지 못한 것들이 주렁거리는 조급한 삶이 되었다는 걸 그 사람들에게 말해 주면 이해하지 않을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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