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한지공예할 때 함께 끼어서 보석함을 만들었습니다. 만들어 온 종이를 붙이것것부터 풀을 먹으면 종이가 물러져서 그리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붙이는 것까지 시간이 되어서 나머지 작업은 설명만 하고 수업은 끝났습니다. 월요일에 풀칠 한 번 더 하면서 수정하고 화요일 풀칠 한 번 더 한뒤 어제 마무리 코팅하고 오늘은 장쇠와 장식을 달았습니다. 뜻밖에 비스가 작아서 이걸 다는 데 힘이 들었습니다. 안경드라이버를 빌려서 손잡이에 고무줄을 감아서 썼습니다.
2020년 12월 23일 수요일
초생달
2020년 12월 20일 일요일
남자, 남자?
이틀 동안 계속 뒹굴거렸으니 다음 날 출근해야 하는 일요일 밤을 푹 자기 위해서 자는 시간을 늦추며 미우새를 보았습니다. 패널로 나온 늙은 아줌마들이 한결같이 남자들이 불필요한 게 아니라 없는 게 좋은 존재이며 잔소리까지 한다는 겁니다. 전에 김민식 피디의 글에서 조금 언급을 한 적 있지만 다시 내 부모의 일이 떠올랐습니다.
조금 입장이 다르다면 먹물든 남자와 못배운 여자이고 살림에 무능하거나 무책임한 남자와 그런 살림과 여섯 아이들 보살펴야 하는 여자의 차이입니다. 또 차이는 결혼생활 30년 쯤에 식솔들을 살림과 함께 꾸려 대처로 나왔고 아버지는 그 집에 남았다는 것입니다. 쉰 중반에. 식구들이 나가는 것에 별 반대나 저항이 없었습니다. 아버지는 잔소리와 멸시로부터 벗어난 것이라고 생각하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예능프로그램에서는 한 방향으로 몰고 가기 위해 편집을 당연히 했겠지만 거기 나온 남자들은 왜 나오는 걸까요. 특히 어제 이태성의 아버지는 함께 사는 손자의 비웃는 표정을 보아가며 한자자랑까지 해가며 잔소리를 해야 할까요? 박찬호는 많은 사람들이 TMT라고 말하고 자신도 그렇다는 것을 알면서 왜 그런 자리에서 그런 짓을 계속할까요? 중요한 건 그렇게 말이 많은 사람은 다른 사람의 말을 듣기 싫어 한다는 겁니다. 말많은 놈끼리 자리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 자리에서도 이할아버지의 말이 박찬호를 향하자 안절부절하는 모습을 바로 보였습니다. 두세 개의 문장에. 박찬호는 예능에 나오고 싶어 그런 비호감을 자처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 할아버지는 전국방방곡곡에서 남녀노소가 욕하며 비웃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왜 계속 나올까요? 물론 이 둘뿐 아니라 거기 나오는 대부분의 남자들이 해당되지만요. 참 웃기는 게 방송컨셉이라고 생각하나 봐요.
아프면
나이들었다는 것을 실감하는 건 보통의 사람들과는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다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다치면 오랜 시간 운동을 하지 못하게 될 것이고 살이 찌면 운동하기 싫어지게 될 것이고 몸은 회복되기 힘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픈 것도 두렵지만 그와는 덜 합니다. 힘들면 약을 쓰면 짧은 시간에 회복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토요일 아침 일어났을 때 한기를 느꼈습니다. 전날 춥게 두 시간 운동을 한 것이 문제여서 몸살이 들어오려나 했고 종일 누워서 진정해 보려고 했는데 해가 지면서 설사가 시작되었습니다. 관장하는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생각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열세 번을 내어놓고 잠자리에 들었다가 두 번을 더 뱉고는 끝이 났습니다. 어디서 그런 물이 나오는지 신기했습니다. 10번에 가까워지자 탈수가 두려워 쑥차를 끓여 두 잔을 마신 것 뿐이었습니다.
두 번째부터 아침에 있었던 열이 뱃속에 생긴 염증이었고 원인은 모르지만 외부의 침입이니 몸을 비우면 진정이 될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정로환을 먹을까 생각했는데 참았습니다. 큰 놈은 내 사정을 몰랐고 일찍 들어온 내게 아홉시쯤 들어온 그가 왠일이냐고 물어 설사와 열이 있다고 했더니 누워서 폰을 가지고 놀던 그가 '코로나19와 증상이 같은데?'라고 합니다. 정나미가 떨어졌지만 증상이 두 가지 뿐이고 그럴만한 접촉이 전혀 없었다고 말하고 잠자리에 누웠습니다.
어제도 종일 누워 있었습니다. 기운이 소진된 것일 수 있다고 생각해서였습니다. 아침은 누룽지 먹고 소금들어간 것 피하고. 종일 화장실 가지 않았고 아랫배 약간의 기분나쁜 느낌만 있고 아팠던 건 지나간 것 같습니다. 이틀을 최소한으로 먹었더니 기운이 없네요. 아팠을 때 차라리 혼자였으면 서운한 게 없었을 건데...
2020년 12월 7일 월요일
미친 놈
인생 이야기하다 보니 나훈아의 '테스형'이 생각났습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정말 미친놈입니다. 이놈 저놈 다 따라 부르지만 '세종형'이나 '공자형'이라고 했다면 어떤 반응들이 나올지 뻔하지 않습니까.
어떤 삶을 원하는가
어제 신문에는 대한민국에서는 평생 45세 때 제일 많이 번다고 하였고 며칠 전에는 복잡한 지적능력은 35세 때, 단순한 지적능력은 45세 때 제일 최고조에 이른다는 기사도 있었습니다. 여튼 그 말은 그 시기가 지나면 기운다는 것을 말하는 거지요. 어느 정도까지 떨어져도 삶이 행복할까요. 신체적 정신적으로.
요새 사람들이 기억력에 대해 많이 푸념을 하고 내가 일 년만 젊었어도'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며 또한 앉아있다 일어서며 자연스럽게 신음소리를 내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기대치를 낮추면서 행복해 하는 게 맞는 걸까요? 노래 둘을 비교합니다.
가는 세월 그 누구가 잡을 수가 있나요 흘러가는 시냇물을 막을 수가 있나요 아가들이 자라나서 어른이 되듯이 슬픔과 행복 속에 우리도 변했구료 하지만 이것만은 변할 수 없어요 새들이 저 하늘을 날아서 가듯이 달이가고 해가가고 산천초목 다 바뀌어도 이내몸이 흙이 되도 내 마음은 영원하리 | 육십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아직은 젊어서 못 간다고 전해라 칠십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할 일이 아직남아 못 간다고 전해라 팔십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아직은 쓸만해서 못 간다고 전해라 구십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알아서 갈테니 재촉말라 전해라 백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좋은 날 좋은 시에 간다고 전해라 |
형해화, 황당무계
앞의 글과 이번 글에 때 아닌 단어의 뜻을 스는 이유는 지난 몇 달간 개판인 정치판에서 많이 나온 그러면서 제대로 쓰이지 않았던 말을 정리해 두려고 하는 것입니다. 형해形骸 : 생명이 없는 육체를 말합니다. '형해화 한다'고 쓰입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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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소수는 무한히 많다 (증명) 소수의 개수가 유한하다고 가정하고, p 1 , p 2 , ⋯ , p r 가 모든 소수의 목록이라 하자. 자연수 N = p 1 p 2 ⋯ p r + 1 을 정의하자. N 은 각 소수 p 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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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 트다'를 검색해 보았습니다. 사전에는 없는데 뜻풀이에 있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 날이 새면서 동쪽 하늘이 훤해지다'로 풀이 합니다. 그러면 제목에 쓴대로 동트기 전이 제일 어둡다고 말한 것이 맞는 말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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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사기는 빨리도 사라져갔습니다. 가리방이라고 했는데 어감상으로 일본어인 것 같습니다. 발령을 받았을 때 이걸로 문서를 인쇄하고 시험문제를 냈습니다.상당한 기술을 요하는 작업이었습니다. 2번의 기름종이엥 1번의 쇠판 위에 올려 3번의 ...